온 국민의 독점자본주의 게임 '부루마블'
다들 한 번쯤은 해봤을법한 보드게임의 원조, '부루마블'... 가격도 종류별로 다양해서 부루마블의 종류에 따라 얼마나 부유한지를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어쨌든 최저가 버전과 최고가 버전의 가격차이는 10배 가까이 나니까... 우리 서민들이 잔돈에 여유가 없는 부실한 지폐의 절취선을 따라 일일이 잘라내는 식으로 힙겹게 발행을 하는 동안, 최고급 버전은 잘 정리되어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서민형 부루마블의 지폐뭉치는 발행 도중에 찢어진다거나 해서 못 쓰는 경우가 발생하는데다, 늘 10만원권이 부족해서 가끔가다 수표를 발행해야 했다.(물론 손으로 쓰고 칼로 잘라서 사용)
이런 엄청난 가격차이가 과연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도 따져봐야 하지만, 그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게임의 내용이다. 게임의 룰은 간단한데, 결국 자금력을 동원해 경쟁자의 돈을 뜯어내어 파산하게 만드는 것이다. 상거래 질서의 유지라든지, 국제무역상의 상호 호혜의 원칙이라든지, 이런 것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다. 무조건 세계를 싸돌아다니며 각국의 토지를 사들여 그 땅 위에 별장과 빌딩과 호텔을 마구 지어놓고는, 길을 지나는 사람에겐 가차없이 숙박비를 물리는 것이다. 심지어는 적은 액수나마 빈 땅에 요금을 물리는 것을 보면, 19세기~20세기 초에 분별없이 굴던 독점자본가나 제국주의 국가의 횡포가 생각난다. 영주가 자신의 영지를 지나는데 통행세를 받는 것과도 흡사하지만, 이것은 전 세계를 무대로 남의나라에 건물 지어놓고 강제로 돈을 뜯어낸다는 점에서 후자보다는 전자쪽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어쨌든 그런 독점자본주의가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요즘 세상에 그리 많지 않다. 신자유주의자들 조차 그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부루마블은 그런 것을 서슴없이 가르친다. 이 게임에서 각종 복지에 관한 지출은 벌금이나 다름 없다. 사회복지기금을 남 좋은 일 시키는 벌금의 일종으로 둔갑시켜 반드시 피해야 할 곳으로 만들어버렸다. 부루마블에서 우주왕복선을 타고 어디든 갈 수 있지만, 서울이나 뉴욕이나 복지기금 받는 곳으로는 가더라도 기금 접수처로 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어렸을때부터 모르는 사이에 그런 개념을 주입시키고 있는 것이다.
물론 무슨 음모가 도사리고 있지는 않겠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게임의 내용도 변화를 했으면 좋을텐데, 도시는 온통 냉전시대 자유진영의 도시 뿐, 부루마블의 세계는 공산주의자들은 다 빨갱이에 뿔달린 괴물이었던 냉전시대에서 멈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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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다시 해보면 정말 독점이란게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게임이더군요...
커서 세계적인 경제계 인사가 되어있을지도...
어릴적의 로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