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는 근대적 발전이 시작된 시기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상공업의 발달이 매우 미약한 나라였습니다. 유교 이데올로기가 사회를 지배하여 오랜 기간
상인과 수공업자가 천대를 받았고, 그 흔한 수레조차 사용하지 못하여 전국적인 상업망 구축은 꿈도 꾸지 못하였습니다. 당연히
화폐제도는 오래도록 정착되지 못하고 기초적인 물물교환 상태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또한 토지의 사유권 또한 명확하지 않아 19C
말에 이르기까지 근대적 개념의 토지조사는 단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었습니다. 농업이 기반이 되는 조선사회에서 토지 사유개념의
미약함은 생산성의 저하를 가져오고, 생산성 부족은 상업의 발달을 촉진시키지 못하였습니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상업발전은 미약한
수준이었고, 주민들은 자신이 필요한 물자는 물물교환을 통하거나 스스로 생산하여야 했기 때문에, 이 시기의 공업 발달은 역시
가내수공업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정체되어 있던 조선사회는 서구 열강의 등장으로 위협을 받게 되었지만,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 대원군 세력은 굳게 문을 닫고 있다가 한일수호조규에 의해 비로소 그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개항 이후에는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개혁을 시도하였지만, 애초에 개혁에 대한 의지가 부족했던 고종과 수구세력의 반발로 번번히 실패하였고, 결국 그 시기에 서서히 동양의 강자로 떠오른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역사교과서에서는 일본의 식민지로 있던 이 시기를 '우리 민족의 질곡의 시기', '세계 역사상 유래가 없는 잔혹한 수탈의 시기'라고 매우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는 반드시 그런 수탈과 고통의 시기만은 아니었음을 이 시기의 경제 통계들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제시기의 경제성장에 관한 통계로는 기존의 미조구치 히데유키(溝口敏行)의 추계가 있지만, 이 추계의 문제점을 보완한 가장 최근의 자료로 『한국의 경제성장 1910-1945』가 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1911~40년의 경제성장률이 3.70%이고 인구증가율은 1.33%로, 1인당 생산 증가율이 2.37%로 나와있는데, 이러한 성장속도는 당시의 기준으로는 매우 빠른 속도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수치는 쿠즈네츠(제 3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근대적 경제성장 개념(장기간의 지속적인 인구증가, 1인당 생산 증가)에도 부합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지속적인 신품종 보급과 산미증식계획으로 농업생산량이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한국의 경제성장 1910-1945』에 나온 통계를 보면, 농업부분의 실질국내총생산 가격 1910년 550만엔 정도에서 1937년 1150만엔으로 100%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이를 반박하는 입장에서는 산미증식계획은 일본 본국의 고질적 식량부족상황을 타개하고 전쟁에 대비해 실시한 정책이었을 뿐이고, 결국엔 생산한 것 이상으로 공출을 해간 대표적인 수탈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식량공출의 결과 1911~40년의 곡물소비량은 줄어들었지만, 이를 대체할 식품들의 소비량이 늘어났기 때문에 전체적인 1인당 칼로리 소비량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1인당 육류소비는 1.2배, 채소와 과일류의 소비는 2.6배(사과 생산량의 경우에는 거의 제로에 가까웠던 것이 30년대 후반에는 3000만관을 넘어섰습니다.), 어패류는 3.3배, 장류는 1.5배, 기타 가공식품의 소비량은 1.6배 증가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쌀 소비량이 줄고 육류소비량이 점차 늘어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제시대 이후로 우리나라는 공업국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하였습니다. 『통계연보』에 나오는 섬유의복분야의 부가가치는 1911~16년의 단 5년 동안에 무려 90.3%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광업 산출액의 경우에는 당해년도 기준으로 1910년에 593만 9천원에 불과했던 것이 1941년에는 2억 7천 2백만원으로 증가하였고, 화학 석탄 고무제품의 제조업 부가가치는 1935년 가격 기준으로 1911년 22만원에 불과했던 것이 1억 1천 8백만원에 이르렀습니다. 발전량이 1911년 3956kwh에서 1940년 4875Mwh로 1000배 이상 증가한 것은 이 시기의 공업발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상의 통계자료로 보아, 일제시대는 민족주의 진영이 바라보는 것처럼 우리 민족에게 암운을 드리우는 수탈의 시대만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농업생산량이 증가하고, 식단이 다양해졌으며, 공업생산량이 증가하는 등 식민지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당시로서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근대적 발전을 이룩하기 시작했고, 태평양전쟁과 전후 혼란기, 그리고 한국전쟁으로 성장세가 주춤하기는 했지만, 우리에게 있어 일제시기를 근대화의 태동기라고 보기에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알고도 낚여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읽고 낚여주신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는 평소 '만우절 뭥미?' 파였지만, 이번엔 레포트도 준비할 겸 낚시대열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라면 조금씩 혈압이 오르고 심박수가 빨라지며 가슴 속에서 끌어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저도 글이 참 안 써져서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만우절도 아닌데 만우절 개그를 하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물론 이분들의 주장에도 일관된 논리란 것이 있고, 실제 통계와 결합하여 설득력을 갖는 부분도 없진 않지만, 100년 이상된 식민지근대화론의 전사(前史)에 비해 정작 국내의 식민지근대화론은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 문제가 많은 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립운동에 투신하신 분들이 보신다면 정신머리부터 글러먹은 사람들이라고 하시겠지만, 그런 걸 제쳐두고라도 근거가 되는 인구와 각종 생산량에 대한 통계에 문제가 있습니다.
아마 그 부분은 레포트를 쓰고 나서 시간이 된다면 차차 적도록 할텐데(아마 이런 소리 하고서 제대로 포스팅한 적이 없었다지요...), 초기 통계를 신용하지 못하면 위에 나오는 주장들은 장편 대하소설이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대한민국의 학생들이 '장편 대하소설'을 읽고 근현대사를 공부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 '장편 대하소설'이 시중에 나온다면 꼭 한 권 사서 보고싶습니다. 비딱하게 보는 재미도 있을 뿐더러, 교수님이 2학기 한국사 세미나시간에 다룰 것이라고 하셨으니 예습하는 효과도 있을테니까요...
그런데 만우절도 아닌데 만우절 개그를 하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물론 이분들의 주장에도 일관된 논리란 것이 있고, 실제 통계와 결합하여 설득력을 갖는 부분도 없진 않지만, 100년 이상된 식민지근대화론의 전사(前史)에 비해 정작 국내의 식민지근대화론은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 문제가 많은 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립운동에 투신하신 분들이 보신다면 정신머리부터 글러먹은 사람들이라고 하시겠지만, 그런 걸 제쳐두고라도 근거가 되는 인구와 각종 생산량에 대한 통계에 문제가 있습니다.
아마 그 부분은 레포트를 쓰고 나서 시간이 된다면 차차 적도록 할텐데(아마 이런 소리 하고서 제대로 포스팅한 적이 없었다지요...), 초기 통계를 신용하지 못하면 위에 나오는 주장들은 장편 대하소설이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대한민국의 학생들이 '장편 대하소설'을 읽고 근현대사를 공부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 '장편 대하소설'이 시중에 나온다면 꼭 한 권 사서 보고싶습니다. 비딱하게 보는 재미도 있을 뿐더러, 교수님이 2학기 한국사 세미나시간에 다룰 것이라고 하셨으니 예습하는 효과도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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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역시 불멸님이 올리기엔 좀 괴이한 포스트라 상한 떡밥이었습...;;;
어쩌면 그런 책을 발간하고 당당할 수 있는걸까요?
너무 티가 나네요 ㅎㅎ
하여튼
대안교과서라고 내놓은걸 '단편'적인 정보만 봤지만,
정말 답이 없군요 (먼산)
대안교과서엔 답이 하나 뿐이 없습니다.
거기에 현혹되지 않을 사람 빼고 안보면 그만인거죠...
제가 저런 글을 제정신으로 쓸 리가 없잖아요...
뉴라이트 사람들에게 붙잡혀서 정신개조라도 당하지 않는 이상 말이죠...